2030, 지구상의 거의 모든 화석 연료는 고갈되기 시작했다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에 온 힘을 쏟았다그러던 중 마치 헤르만 뮐러가 우연히 DDT의 살충효과를 발견한 것처럼 감기로 고생하던 한 과학자가 콧물과 특정 화학물질이 결합할 때 엄청난 에너지를 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해 걱정이 없고 인간의 몸에 코가 존재하는 한 고갈될 일도 없는 새로운 에너지원의 탄생이었다. 

콧물 에너지 프로젝트는 비밀스럽게 진행됐고 가장 먼저 이득을 보게 된 사람들은 이비인후과 의사들이었다. 이들은 환자들의 콧물을 과학자들에게 팔기 시작했고 막대한 재산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점점 이 프로젝트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콧물을 가진 사람들은 점점 이비인후과 대신 과학자를 직접 찾아가게 되었다. 사람들은 더이상 콧물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았다. 더이상 코감기 치료약은 팔리지 않았다. 

사회적인 변화도 커졌다. 코를 훌쩍거리는 것이 예전엔 눈치 보이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부를 상징하게 되었다. 축농증, 부비동염, 비염 환자들은 특별대우를 받으며 그들의 콧물을 정기적으로 제공했다.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이런 사람들을 특별채용했다. 환절기가 되면 기업들은 감기 걸린 사람들을 계약직으로 고용했다. 

콧물이 곧 국력이라며 일부 국가들은 전체주의사회처럼 국민들의 콧물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인구가 많은 나라들이 이득을 보기 시작했다. 마치 옛날 석유자원이 풍부했던 나라들처럼 국가 재정이 풍족해졌다. 많은 나라들이 출산장려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부모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아이가 곧 수입원이 되는 시대였다.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도 늘었다. 시민단체들은 '콧물 착취는 인권 탄압'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콧물 판매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는 않았다. 결국 이 콧물 혁명으로 인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일부러 감기에 걸리려는 사람이 늘게 됐다. 

콧물 생산에 있어 기후는 상당히 중요했다. 위도 30~40도 사이의 국가들이 유리했다. 기온이 높은 적도 부근에 위치한 국가들은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 

단지 이 뿐이라면 괜찮았을 것이다. 일부 국가들이 인위적인 기후 변화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감기에 잘 걸리는 환절기의 일교차 큰 날씨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기후를 조절하려 했다. 아침엔 혹독하게 추운 날씨를, 낮엔 땀을 뻘뻘 흘리도록 더운 날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종교인들은 인간들이 자연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교황청은 자원에 대한 욕심이 새로운 바벨탑을 쌓고 있다며 즉시 이런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그러한 반대는 국가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국가들은 이 무공해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대기를 오염시키면서까지 기후 변화에 힘썼다. 결국 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다.  대기 오염과 들쭉날쭉한 기온으로 인해 각국의 신생아 사망률이 늘었다. 하지만 국가들의 선택은 '자제'가 아니었다. 과학자들에게 신생아용 백신 개발을 종용하며 더욱 강력한 출산 장려책을 펼쳤다. 

사람이 곧 자원이 되고 돈이 되는 국제 질서 안에서 각국은 이민자 환대 정책을 펼치고 이민자 유치에도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것들로 인간의 욕심을 채우긴 부족했는지 일부 국가들 내에선 위험한 생각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한세기 동안 억제되었던 정복 전쟁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인구를 위해 더 많은 영토가 필요했다. 국가들은 군비 증강에 엄청나게 큰 힘을 쏟기 시작했고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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